책상에 세워둔 연필이 넘어져서 바닥에 닿는데 걸리는 시간은 어떻게 될까? 대략 경험적으로 보면 연필 길이가 길수록 넘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왜 그럴까? 넘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연필의 운동을 결정하는 물리량과 관련 있는데, 우선 크기와 관련 있는 길이$(L)$가 있고, 넘어지려면 토크를 작용해야 하는데 이는 중력(가속도: $g$)과 관련이 있다.(마찰/수직 항력은 회전축에 걸리므로 무관하다). 물론 질량에도 의존할 수 있는데, 중력 가속도, 길이, 질량의 물리량으로 시간의 단위를 만들 수 있는 조합은 $\text{const} \times\sqrt { L /g}$ 밖에 없다. 즉, 넘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이에 제곱근에 비례한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걸리는지 계산을 시도해 보자. 연필이 넘어지면 수직과 이루는 각 $\theta$가 증가한다: $0\rightarrow \pi/2$. 뉴턴 방정식을 이용하면 $\theta$가 만족해야 할 미분방정식을 얻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일하는 힘이 중력밖에 없으므로 역학적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하다. 연필을 균일한 막대로 근사하면 넘어지는 과정은 연필심에 대한 회전운동이다. 역학적 에너지 보존식을 쓰면

$$\frac {1}{2} I_{tip} \Big(\frac {d\theta}{dt}\Big)^2 + \frac {1}{2} MgL \cos \theta = \text {const} = \frac {1}{2} MgL.$$ 여기서 각속도를 구하면

$$ \\ \frac{d\theta}{dt} = \sqrt { \frac {3g}{L}  (1- \cos \theta ) } = \sqrt {\frac {6g}{L}} \sin \frac {\theta}{2},$$

이고, 적분하여 수직 상태에서 바닥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구하면,

$$T= \sqrt { \frac {L}{6g}} \int_0^{\pi/2} \frac {d \theta }{\sin \frac {\theta}{2} } \rightarrow \infty.$$

기대(?)와는 다르지만 이 결과는 구체적으로 계산하지 않더라도 예상할 수 있다. 왜냐면 완전히 똑바로 서 있으면 회전의 시작에 필요한 토크를 생성하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연필에는 중력이 작용하고 끝에 마찰력이나 수직 항력이 있긴 하지만 토크를 만들지는 못한다. 따라서 연필을 넘어뜨리기 위해서는 처음에 약간의 충격을 주던지(속도 제공) 아니면 약간 기울인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 처음 $\theta_0$의 각도에서 시작하였다면 걸리는 시간은 위 적분식에서

$$ T = \sqrt{\frac {2L}{3g} }\log \frac { \tan \frac {\pi}{8}}{\tan \frac {\theta_0}{4} }.$$

$\theta_0\rightarrow 0$이면 시간은 $T\sim -\sqrt { \frac {2L}{3g}} \log \theta_0 \rightarrow \infty$이고, 유한할 때는 길이의 제곱근에 비례함도 확인할 수 있다.

youtu.be/oowAdPjDY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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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배트로 공을 칠 때 공을 맞추는 지점을 잘 선택하면 배트를 잡는 위치(회전축)의 움직임이 거의 없게(즉, 손이 충격을 안 받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배트가 힘을 받았을 때 운동이 질량중심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병진 운동과 질량중심에 대한 회전운동의 합으로 표현되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배트의 각 지점의 실제 속도는 질량중심의 속도와 회전운동에 의한 속도의 벡터 합이므로 손잡이 부분에서 0인 조건을 만족되면 가능하게 된다. 이 경우 배트의 운동은 손잡이 위치에 대한 순수 회전운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공을 맞추는 지점을 center of percussion(COP)이라고 한다(손잡이 위치에 대한 상대적 위치임)

공이 배트에 준 힘을 $F$라면 (손이 준 힘이 없는 조건에서)

$$\text {cm-병진}:  ~F = M a,$$

$$\text {cm-회전}: ~Fb = I_{cm} \alpha. $$

손잡이 지점의 가속도가 없는 조건을 쓰면(질량중심 가속도+ 질량중심에 대한 회전운동의 접선가속도)

$$ a_{손잡이}= a- \alpha p = 0\quad \rightarrow ~ \frac {F}{M} = \frac {Fb} {I_{cm}} p \quad \therefore b =  \frac {I_{cm}}{pM}.$$ 예를 들면 방망이가 길이가 $L$인 단순막대의 끝을 잡고 휘두르는 경우, $p = L/2$, $I_{cm} = ML^2/12$이므로 $b=L/6$임을 알 수 있다. 또 $b$와 $p$는 정확히 대칭적 역할을 한다. 배트의 COP 지점을 손으로 잡고 원래 손잡이 위치에 공을 맞추어도 손에 충격이 오지 않는다.

배트의 회전관성을 직접 구하지 않고 COP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배트의 손잡이를 회전축으로 만들어 배트를 살짝 흔들면 주기가 일정한 진동 운동을 한다(물리진자, COP를 회전축으로 만들어도 같은 주기를 가진다). 그리고 주기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 T ={2\pi} \sqrt{ \frac{I_{cm} + M p^2 }{ Mgp}} = 2\pi \sqrt{\frac{b+p}{g}} .$$  

이 표현은 길이가 $\ell=b+p$인 단순진자의 주기와 같다. 따라서 단순진자의 길이를 바꾸어 가면서 배트와 같은 주기를 같게 되는 경우를 찾으면  $b+p$ 값을 구할 수 있다. (추가로 배트의 질량중심은 균형을 이용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https://youtu.be/Dw3UpKQVh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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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칭(양팔 저울)의 양쪽 팔에 올려진 두 물체의 무게가 같아야 수평으로 균형을 잡는다. 물체의 무게 차이가 생기면 무거운 쪽으로 조금 기울인 상태에서 정지한다. 그리고 차이가 클수록 더 많이 기운다. 천칭은 양쪽 팔에 오려진 물체의 무게가 만드는 토크를 비교하는 장치로 더 큰 토크를 작용하는 쪽으로 기울게 된다. 천칭 팔이 기울어져도 무게가 큰 쪽이 항상 더 큰 토크를 만들므로 물리 관점에서 보면 팔이 수직이 될 때까지 회전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조금 기운 상태에서 정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그런가?(축에 기름칠을 잘 해도 마찬가지이므로 마찰 때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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